▲경인신문 박우열대표 ⓒnews24

 [뉴스24 = 박우열 기자] 요즘세상은 한마디로 욕심이 지배하는 세계, 갈등의 세계, 어리석음이 지배하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생산증대로 이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번영과 융성의 꽃을 피우고 있는 것 같지만 이면에 있는 인간의 정신적 타락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전대미문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지금 세상은 불난 집 속에서 그 위험을 모르고 희희낙락하는 어린애들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사람들은 모두 불장난에 정신이 팔려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하고 물질주의와 관능주의의 유혹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종교인이야 말로 가장 정확하게 현대의 병폐를 알아 잘못을 시정하고 인간의 진정한 융성과 번영의 길을 개척하는 원동력을 발휘해야 할 사람들이다. 정신적 바로미터가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교회나 사찰 등 직업 종교인들이 사회의 안녕은 고사하고 사회적으로 지탄대상이 되는 세상이 되 버리고 말았다. 

그 덕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학문을 배우고 터득하며 자신을 깨우치기 위해 갈고 닦는 진정한 종교인들까지 도매금으로 떠 넘겨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을 더한다. 종교인은 어느 면에서도 사회에 모범이 되어야한다. 종교인으로서 사회에 대한 건강한 척도를 조정하는 역할도 필요하다.

최근 죽산면의 모 사찰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마을 한복판에 있는 사찰은 주민들과의 마찰을 빚으며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설령 주민들의 항의 내용이 사찰의 운영과 삶에 직결되는 첨예한 사항이라 할지라도 주민들과 똑 같은 방법으로 맞대응한다는 것은 결코 종교인으로서 바람직스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문제의 사찰에 있다는 모 스님은 소음문제를 제기하는 주민들과의 말다툼 끝에 종교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해괴망측한 행동까지 서슴없이 저질러 세간의 망신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도 마을 이장이라는 양반은 이상할 만큼 사찰 편에 서서 사찰대변인 역을 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무엇이 문제가 되고 사건의 발단이 됐는지 전후사정을 살펴 화합과 상생으로 이끌어야 할 마을 대표가 오히려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사찰편에 서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며 유착의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사찰과 마을이장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끝까지 외면하고 지저분한 유착이 계속된다면 그들이 원하든 안하든 사태는 심각해 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본인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정상이라고 말하지만 주민들에겐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해당관청이나 신도들도 사찰이나 이장을 향해 올곧은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그들처럼 여태까지 인간되려 배운 학문이나 철학은 똥통에 빠진 구더기나 다름없는 삶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불행에 빠지게 한다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아무리 황금이 세상을 지배한다 해도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 성실히 살아가면서 자신을 정화하고 참회하고 마음을 비우는 용기가 몇 푼의 돈보다 더 큰 자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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