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발전의 호재, 행정 공백으로 놓쳐서는 안돼

▲경인신문  박우열기자    ⓒnews24

행복한 변화 즐거운 안성’을 비전으로 민선 7기의 힘찬 항해가 시작된 지 6개월 하고도 보름 만에 안성시에는 비보가 흘러들었다. 같은 당 소속으로 동지이자 선의의 경쟁자였으며 페어플레이를 통해 당당히 민주당의 대표로 안성시장에 선출된 우석제 시장의 소식이다.

물론, 선거법은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선거법의 대상이 되는 이 땅의 모든 피 선거권자들은 국가 권력의 구성원이 될 수 있기에 더 준엄한 책임을 져야 함은 두말 하면 잔소리이다. 우석제 시장이 후보자 시절, 채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법원은 성공한 축산인의 이미지와 당선이 무관할 수 없다고 보고 2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공직선거법상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은 당선무효형에 해당한다.

필자는 법원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우석제 시장은 당선되기 이전부터 채무 여부를 떠나 이미 성공한 축산인으로 널리 알려져, 14대와 15대 ‘안성축산업협동조합장’의 연임에 성공한 이력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20대에 돼지 3마리로 시작해 40대에 일군 성공 신화는 축산업계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었다는 것이 지역 사회의 정설이다.

게다가 40억 원의 채무 가운데 부친의 채무가 29억 원이고 나머지만 본인과 배우자의 채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우석제 본인과 배우자의 재산은 채무를 합산해 약 23억 4천만 원 정도다. 결코 위장된 성공도 마이너스 인생도 아닌 것이다.

‘정치란 때로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의 모색’이라는 링컨의 말이 있다. 예수나 부처 같은 지도자를 만나 그에게 표를 던지고 그가 당선 되면 참으로 이상적이겠지만, 현실 정치에서 이러한 인물을 만나고 또 그 인물이 당선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또한 지난 6.13 지방선거는 분명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저변에 깔린 한판승이었다는 중요한 사실이다. 인물론을 전혀 부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 선거는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할 민주당의 지방 정부와 지방의회를 선택하는 자리였다. 시도지사 17명 중 14명, 경기도 시장 군수 31명 중 29명, 경기도의원 129명 중 128명이 민주당 후보가 선출되었다는 것이 이를 잘 입증해준다. 당시 우석제 안성시장은 투표자의 과반이 넘는 4만 1천 592표를 얻으며 2위 자유한국당 후보와 1만 4천 200표의 큰 차이로 압승했다. 따라서 선거 사무를 미숙하게 처리한 것은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해야 하지만, 그로 인해 선거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지금 안성에는 평택-안성-부발 국가철도사업, 서울~세종 고속도로, 안성스타필드 착공, 안성테크노밸리 조성 등 모처럼 만에 도시 발전의 호재가 바짝 다가와 있다. 이제 막 새로운 비전으로 힘을 모으고 액션 플랜을 정한 안성시에 행정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 지금 여기에서 판을 접기에는 뿌린 희망의 씨앗이 너무 많고 우리의 바람과 비전이 너무 크다.

안성시의 유권자들은 자신이 던진 표의 무게를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때다. 안성시 발전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지난 8개월을 없었던 시간으로 만든다면 정작 가장 큰 피해자는 안성시민이 아닌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당선 무효형은 단순히 우석제 시장, 개인의 불행을 넘어 안성시의 손실이자 안성 역사의 퇴행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제 막 자가 동력이 시작된 안성시의 전원 스위치를 지금 내려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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