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제 안성시장                                            ⓒ뉴스24

 [경인신문 = 보도부]안성시민 여러분, 축산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성시장 우석제입니다.

긴 설 연휴가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휴는 구제역으로 인해 여느 때처럼 가족과 함께 하는 편안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번 구제역의 최초 발생지며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축산 농가를 보유하고 있는 안성시의 시장으로서, 저는 새벽 4시 30분 기상과 함께 인터넷 뉴스를 확인하고 오전 7시 30분, 대책 회의에서 상황을 보고 받으며, 반구십리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제 마음이 무겁다하여도 소를 잃은 농장주의 괴로움만 하겠습니까? 저는 직접 소를 키워 본 축산인 출신으로 농장주에게 소가 갖는 의미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건강했던 소가 하루아침에 다리를 절며 침을 흘리는 모습은 경천동지할 일입니다. 더구나 발생농가와 단지 인접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족 같은 소를 살처분 해야 하는 심정은 어떤 보상으로도 채워줄 수 없는 아픔과 절망이 함께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조기 종식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해 주신 농장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안성시는 2월 8일 현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11일차 운영 중으로, 일죽면 가리와 옥산동 알미산 공원에 거점 초소를 설치하고 방역 초소 8개를 가동하는 등, 구제역 조기 종식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 동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3일 초소 근무를 서 보니, 궂은 날씨에 물 샐 틈 없는 경계로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와 농 ·축협 직원 분들의 노고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직 공무원이라는 이름만으로 ‘살처분’에 동원되는가 하면, 설 연휴도 반납하고 좁은 초소와 상황실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안성시 공직자 여러분들께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우리만 잘 한다고 해서 다 되는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것에서 구제역 종식이 시작된다는 일념으로, 지금 안성시 공직자들은 살얼음판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행정의 힘과 시민의 협조가 더해질 때, 위기 앞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새삼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안성시는 지난 설 연휴 동안 거점-통제초소-농가초소의 3단계 방역 체계를 거점-통제초소-농가초소-통제초소-거점 등5단계로 강화했으며, 가슴 아프지만 살처분 대상 총 25농가 2,223두에 대해 100% 처리 완료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모든 지역 축제나 각종 행사 등을 취소 및 연기하고, 마을방송, SNS, 현수막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구제역 국민행동요령에 대해 알리는 한편, 긴급 백신 접종이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농가백신접종 여부를 전담 공무원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도록 조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충주 발생 이후 구제역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최대 2주까지의 잠복기를 갖고 있는 병의 특성상, 결코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습니다.

바람을 타고도 수 백 km를 이동하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사람의 옷이나 신발에 붙어 잠복할 수도 있습니다. 축산농가 방문자제는 물론, 각종 방역과 소독에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구제역이 종식된 이후에도 이는 축산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제2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또 다른 걱정도 앞섭니다.

4년 전 구제역이 발생됐을 때에도 그 자체로도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지만 순식간에 안성시 요식업의 경기가 얼어붙으며 큰 문제가 촉발된 바 있습니다.

구제역은 사람과 무관하며 섭씨 56도이상 열을 가하면 사멸합니다. 만의 하나, 섭취한다고 해도 우리 인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더구나 구제역에 걸린 고기가 유통될 확률은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 2015년에도 힘을 모아 구제역을 물리친 경험이 있습니다. 더구나 그 때에는 AI도 창궐한 상태여서 상황은 더더욱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끝내 힘을 합쳐 구제역과 AI를 물리쳤습니다.

안성시민 여러분, 축산 가족 여러분!

각자의 위치에서 지금처럼 하나로 힘을 모을 때, 더 빨리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움은 나눌수록 가벼워집니다. 위기 앞에서 더 강하고 당당한 우리 안성인의 저력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단합된 노력과 관심으로 구제역을 하루빨리 종결시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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