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희 기자   ⓒnews24

 [뉴스24 = 강숙희 기자] 유난히도 힘들었던 긴 여름이 지나고 축제의 계절 가을이 왔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전국은 물론 안성의 각 읍면동에서도 그 지역의 특색을 알리고 주민화합을 위한 크고 작은 행사가 넘치는 계절이기도 하다.

지난 2001년 소박하게 시작됐던 바우덕이축제는 해를 거듭하며 그 내용과 규모를 늘려오다 ‘2012년 안성세계민속축전’을 치르며 70만 명의 관람객으로 정점을 찍고 전통 민속공연과 세계 각국의 민속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축제로 자리 잡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문화축제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하지만 바우덕이축제가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축제에 다녀간 모든 사람들의 일관된 목소리는 아니지만 대체로 매년 똑 같은 컨셉에 볼 것이 없으며 내용까지 부실하다는 평이다.

결국 바우덕이축제가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의 가슴속에 오래 기억되는 축제는 아니라는 결론이다. 해마다 적잖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축제지만 풍물단 공연 외에는 다른 지역의 축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안성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색이 없다는 결론이다. 아니 특색이 없는 것이 아니라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물론 축제를 통해 주민 화합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대부분이 전시성, 소모성 이벤트 행사로 초점을 맞춰 동네잔치로 끝나고 있다.

결국 타 지역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평범한 축제로 유명연예인들이나 불러서 관객을 모으는 동네잔치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서 독창성이나 지역특색을 살린 이른바 ‘킬러콘텐츠’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안성시는 축제의 차별화를 위한 좋은 지리적 조건과 좋은 이야기 거리가 넘쳐난다. 그런데도 18년 동안 변한 것은 별로 없다.

이웃동네 충북 음성을 보자. 안성의 절반도 안 되는 인구수를 가진 군 지역이지만 품바축제 하나로 전국에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 지역에서 평생을 거지로 살다가 세상을 뜬 거지가 캐릭터가 돼 시작된 품바축제는 전국 최대의 품바경연장이 됐으며 축제기간 동안에 전국의 품바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것도 시내 중심에서 축제가 열려 지역 상권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또, 경남 거제지역의 청마꽃들축제 성공 사례도 눈여겨 볼만하다. 시범재배 한 코스모스들판에 시험 삼아 개최한 축제가 예상을 깨고 속칭 대박을 쳤다. 특별한 비용이나 노력 없이 가을꽃의 대명사인 코스모스를 심어 광활한 꽃밭을 만든 평범한 아이템 하나지만 각종 언론사의 카메라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었다. 물론 수 십 만 명의 관광객과 함께…

예산을 많이 들인다고 좋은 축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축제는 외면받기 마련이다. 참신한 아이템으로 축제를 기획해 관광객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의 화합, 도시브랜드 상승 등 여러 부가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수도권에 위치한 안성은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다만 의지가 약할 뿐이다. 사통팔달 좋은 교통망에 남사당상설공연장, 천문과학관, 공예체험장, 최신시설의 캠핑장, 사계절썰매장 등 무엇 하나 타 시군에 뒤질 것 없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안성맞춤랜드가 있다.

그 외에도 유명 저수지와 스토리텔링이 있는 전통사찰도 있다.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넘쳐나는 안성을 만들 콘텐츠 개발을 해야 한다. 21세기는 문화와 예술을 더한 관광산업만이 살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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