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4 = 박우열 기자] 역사상 기록적인 폭염으로 한반도가 타들어 가고 있다. 안성도 마찬가지다. 이런 기록적 폭염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요즘은 아침 해가 밝아오는 것까지 겁이 날 정도다.

기상청에 따르면 40도를 오르내리던 중부지방의 기온이 지난 2일을 고비로 1~2도씩 떨어진다고 밝혔지만 요즘도 폭염경보 수준인 35도선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절기상 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다. 35도를 넘는 폭염은 입추를 맞아도 그 기세가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불볕더위 때문에 밤이나 낮이나 괴로운 건 똑같다. 이 같은 이상기온은 해가 갈수록 더 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모두가 인류가 스스로 만든 재앙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일부 젊은 사람들은 더위를 즐기기도 한다. 아마 젊음과 낭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 평 남짓한 쪽방에서 혹은 단칸방에서 힘겹게 찜통 더위와 싸우고 있는 소외계층에게는 즐기기는커녕 하루하루가 지옥이나 다름없다.

각 읍면동에서는 지속되는 불볕더위에 인명피해나 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T/F팀까지 구성해 민관이 합동으로 보살피고 있지만 그래도 사각지대는 있게 마련이다. 덜덜거리는 선풍기를 안고 연신 땀을 훔치며 좌불안석 뒤척이는 한 어르신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기상청에서는 더위를 식혀줄 비구름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례적인 올해 폭염의 원인은 중국 북부에 자리 잡은 건조한 고기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반도 상층에
뜨거운 서쪽 티베트 고기압이 밀려온 상태에서 그 아래에 동쪽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 잡아 더 뜨거워졌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동풍과 펜 현상의 영향으로 태백산맥을 넘은 고온 건조한 공기가 도심의 아스팔트와 자동차 등에서 발생하는 열과 결합하며 ‘열섬현상’까지 일으키고 있다.

당분간 폭염의 기세를 누그러뜨릴 태풍이나 비 소식도 없어 언제쯤 폭염이 끝난다는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수록 내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시원한 얼음물이라도 갖다드리며 낡은 선풍기라도 잘 돌아가도 있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이웃의 책임은 다했다.

이번 더위로 온열질환자가 2천여 명이 넘고, 사망자도 30명에 달하고 있다. 또, 폭염으로 인한 산업, 가축, 농산물, 재산 피해는 얼마나 될지 집계조차 안 되고 있다.

기상청 기록에 따르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17년 이후가장 더웠던 42년 8월1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지난 1일 강원도 홍천의 낮 최고기온은 41도를 기록했고 서울은 39.6도까지 치솟았다.

어떤 이들은 1994년 대 폭염을 기억한다. 94년은 북한의 김일성이 사망하고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등 여러 사건·사고가 많았지만 지독했던 더위가 먼저 떠오른다. 지금 폭염으로 격고 있는 어려움들이 모두 에너지로 만들어 지는 8월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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