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4 = 박우열 기자] 최근 경로당 보조금 때문에 마을에 분란이 생기고 사소한 이권다툼으로 회원 간 왕래도 없어졌으며, 이웃 간에도 등 돌리고 살아야 하는 등 보조금으로 인한 마을 내 갈등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관내 대부분의 마을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주범은 보조금과 회장단의 이권개입이다. 이는 이미 시작된 고령화 사회에서 오는 또 다른 고민거리로 정부나 지자체에서 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르신들을 위한다며 무조건 지원해 주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지원은 하되 보조금이 적재적소에 사용되고 있는지, 사업목적에 맞게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만약 실수로 적은 금액이라도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경우 어르신들이라고 그냥 넘어가면 더 큰 일로 이어질 수 있어 처음부터 보조금이 무서운 돈 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관내 모 마을 경로당에는 회원이 약 40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경로당에는 회장을 추종하는 몇몇 회원만 나올 뿐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회장은 회장이라는 신분으로 자신을 추종하는 회원들만 챙기고 있어 더 이상 경로당에 나가기 싫다는 게 대부분 어르신들의 입장이다.

반대로 경로당에 출근하다시피 하는 어르신들은 회장의 말을 잘 따르는 부류다. 회장의 말을 잘 들어야 밥 한 끼라고 얻어먹고 어디로 놀러가더라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마을 경로당은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회원들은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지낸다. 차라리 경로당에 안 나가면 이런 꼴 저런 꼴 안보기 때문에 속은 편하다고 말한다.

만약 어르신들이 공식석상에서 바른말이라도 하고 반기라도 들면 바로 왕따 시킨다. 같은 마을에서 이웃으로 사는 사람들끼리 가족 같은 분위기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해 웃음이 넘치는 경로당이 됐으면 좋으련만 꿈같은 일이고 희망사항일 뿐이다.

어느 동네 어느 마을 경로당에 가도 어르신들이 두 패, 세 패로 갈라져 있다. 이웃사촌은 옛말이다. 그러면서 서로 헐뜯고 시기하고, 남보다 더 남같이 지낸다. 이 같은 모습을 지켜본 모 어르신은 ‘보조금 때문에 마을전체가 죽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냥 듣고 넘기기에는 아쉬운 표현이다. 자신이 사는 마을을 죽은 마을로 표현하는 어르신의 심경이 어떠했는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도 일부 마을 경로당의 회장들은 조금이라도 용돈이 생기는 일이면 사소한 일까지 개입해 주민들에게 눈총을 받기 일 수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잘살아서 어르신들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마을 어르신이면 어르신답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자식들이나 지인, 혹은 마을 주민들에게 존경받는 어르신으로 남으려면 답은 한가지다. 입은 닫고 지갑은 열면 된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입은 열고 지갑은 닫고 손은 벌리고 있으니 분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앞으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이와 유사한 일들이 더욱 활개 칠 것으로 보인다. 어르신들께는 죄송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보조금으로 인한 마을 내 갈등이 생기지 않고 화목한 동네가 되도록 지자체에서도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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