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7월 월례조회’서 민선 7기 정책 방향 제시

“최대한 공정하게 권한·예산 사용해 좋은 세상 만들어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월 월례조회에서 경기도 공직자들에게 '억강부약' 정신으로 일해 줄것을 당부했다.       ⓒnews24

“소수가 혜택을 받기보다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정책을 많이 발굴해줬으면 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오전 수원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7월 월례조회’에서 경기도 공직자들에게 민선 7기 경기도정의 핵심은 공정함이라며, ‘억강부약(抑强扶弱,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 줌)’ 정신으로 일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재명 지사는 취임 후 첫 월례조회 자리에서 “앞으로 경기도정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얘기하겠다”며 “공직자와 정부, 국가의 역할은 역사 속에서 체험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욕망의 존재인 사람들이 노력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이 가지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의 과도한 욕망은 통제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 부당하게 이익을 얻으면 부당하게 손해를 보는 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힘센 소수가 이익을 독식하는 세상은 희망이 없다. 힘없는 다수에게 공평한 기회, 공정한 기회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정부와 국가의 역할이라는 게 이 지사의 생각이다.

그는 “공무원에게 권한을 주는 이유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억강부약의 역할을 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체제가 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불공정한 격차에 있다. 그걸 억제하고 우리 사회에 공정한 경쟁의 룰과 기회가 부여될 수 있도록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공직자들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도정 운영 철학뿐만 아니라 공직자로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조언, 앞으로의 다짐, 직원들을 향한 부탁 등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 지사는 공직자의 자세로 공정함과 자신이 주도하는 능동적인 업무,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섬세한 관심 등을 꼽았다.

그는 “남들보다 반 발짝 먼저 가면 내가 주도하는 것이지만 반 발짝 늦게 가면 끌려가는 게 된다”며 “뭔가 일을 할 때 시키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주도해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임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업무 처리와 관련해 “공직자에게 주어진 많은 일들 중에서 쉽고 간단한 일부터 먼저 끝내라”며 “결정하기 어려운 일을 고민하다 보면 다른 일까지 밀리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결국 도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크고 의미 있는 일을 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작은 일들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결국 사람들의 마음은 작은 곳에서 움직인다. 작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정말 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이 지사는 경기도 공직자들에게 법을 위반하는 일을 절대 지시하지 않을 것이며 예측 가능한 인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인사운영 원칙으로는 ▲다수가 혜택을 보는 도정이 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갖고 일을 하는 사람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기술, 노하우 등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 등을 제시했다.

이어 하위직은 연공서열 중심으로, 상위직은 실력경쟁을 해야 한다며 도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소양평가를 도입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지사는 공직자들에게 규정이나 절차,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행정목표가 설정되면 최대한 빨리 결정해 실행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권한을 행사하면 그에 대해 책임이 따라야 한다. 최대한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해 달라. 성실하게 일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경기도 공직자들이 존중받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월례조회를 마쳤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인사말 중간 중간 “저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이 꽤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걱정 안 해도 된다. 의외로 착하다”라거나 “천둥벌거숭이도 아니고 성격이 이상한 사람도 아니니 안심하라” 등의 말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며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news24

앞서 이재명 도지사는 취임 후 첫 민생현장 방문지로 아스콘공장 재가동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안양시 연현마을 찾았다. 이곳에서 이재명 지사는 갈등 해결을 위해 도와 안양시, 입주민, 사업자가 함께 4자 협의체를 구성해 해법을 찾을 것을 제안했다. 이번 연현마을 방문은 3일 경기도 환경국으로부터 현안사항을 보고받은 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명 지사와 최대호 안양시장, 입주민 대표 등이 함께 한 가운데 아스콘 공장 문제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청취와 함께 빠른 해결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사업자도 이익을 나눌 수 있어야 합리적 해결이 가능하다”며 “일종의 팀을 만들어서 사업자들도 흔쾌히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경기도와 안양시, 주민, 관련사업자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만드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이 지사는 “협의체를 통해 빠른 시간 내 큰 불만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안을 만들면 법률상 도지사가 할 수 있는 권한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경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