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희기자           ⓒnews24

[뉴스24 = 강숙희 기자]동물 반려인구 1천만 명 시대…최근 우리나라는 개를 포함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면서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도 동물보호법을 일부 개정하는 등 동물 복지와 관련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개식용 문제는 여전히 우리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개를 식용으로 주로 이뤄지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국민 5명 중 1명이 개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데다 이를 대체할 음식이 충분한 만큼 이젠 구태의연한 개식용 문화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며칠 전 성남모란시장에는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개 도축시설이 강제 철거됐다. 성남시는 지난달 25일 중원구 공무원 등 43명을 동원, 가설건축물과 개 도축시설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단행했다. 이곳에서 영업 중이던 A축산 업주가 지난해 12월 중원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대집행 계고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수원지법 행정 5부가 지난 달 17일 기각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이로써 모란시장의 개 도축(개 시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60년대 시장 형성과 함께 들어서기 시작한 모란시장 내 개 취급 업소는 2001년 54곳까지 늘었지만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정점으로 22곳으로 절반이하로 줄었지만, 소음ㆍ악취에 따른 민원과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안성도 아직까지 지역 구석구석에서 식용을 위한 개를 사육하며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잔인한 방법으로 도축되고 있다. 손톱만큼의 죄 의식도 없이 당연하게 말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동물 보호단체(애호가)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개고기는 중국 전통에서 파생한 악습”이라면서 “복날의 복(伏)자에 개(犬)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무고한 개를 식용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인간에게 개는 집지기에서 애완견으로, 다시 반려견으로 격상되고 심지어 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인식되면서 개고기 식문화가 야만문화로 공격받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의 개 도축 방법에는 잔인한 면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개를 잔인하게 죽일수록 개고기가 맛있다는 說(설) 때문에 개를 거꾸로 매달아 몽둥이로 패서 죽였다. 당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 모습을 보지 못하게 주의했지만 어쩌다 개 도축장면을 지켜본 아이들은 아끼던 개의 죽음과 처참한 모습 때문에 충격을 받곤 했다.

오늘날 인류는 비단 개뿐만 아니라 닭과 오리, 돼지 등 가축을 움직일 틈 없는 사육장에 집어넣고 인공첨가물이 든 사료를 먹여 몸을 키운 뒤 죽인다. 생명의 소중함은 음식이 될 가축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개고기 식문화, 먹고 안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식용 개를 비롯한 모든 가축‧동물, 나아가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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