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원칙 있는 대북협상력 보여야!"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                                                                                       ⓒnews24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과 동시에 열린 북한의 열병식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저자세와 무능력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입장을 발표했다.

다음은 김학용 위원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북한의 교란전술에 더 이상 놀아나지 말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원칙 있는 대북협상력 보여야!”

북한이 기어코 열병식을 강행했습니다. 김정은’, ‘총공세’, ‘최후승리’등의 구호와 함께 샛노란 노동당 로고를 새긴 김정은은 5만여 군중들에게 “싸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작년에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과 15형 수 기를 공개하는 등 그 호전성을 숨기지 않은 채 국제사회를 향한 도발행위를 이어갔습니다.

이번 열병식을 통해 북한 정권은 전 세계의 이목을 평창이 아닌 평양으로 쏠리게 해 자신들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또한번 과시함으로서 김정은 정권의 입지를 강화시켰고, 체제 선전에 활용하는 노련한 전술을 보여준 반면, 우리 정부는 평화올림픽 분위기를 깨는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제대로 된 항의는커녕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기에 급급한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의 이목을 받아야 할 대한민국 평창은 온데간데없고, 평양의 열병식과 평창의 북한악단 공연이 주목을 받는 주객이 전도된 씁쓸한 올림픽 전야를 맞고 말았습니다. 한·미 양국은 평창올림픽 기간 중 연례적인 연합훈련 일정까지 연기하면서 평화올림픽 개최를 위해 협력하였지만, 정작 북한의 열병식으로 인해 평화올림픽의 메시지는 사라졌고, 북미대화에도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더군다나 마식령 스키장에 아시아나 전세기를 투입하고, 만경봉호 입항을 허용하는 등 육해공 모든 길을 예외라는 명목으로 열어주는가 하면, 최 휘 노동당 부위원장을 방한 대표단에 포함시키는 등 기껏 힘들게 구축해 놓은 UN 대북 제재망을 우리 스스로가 무력화시키는 우를 범했습니다.

이는 명백히 UN 대북제재 흔들기라는 북한의 교란전술에 우리 정부가 놀아난 것으로 이런 무능한 정부의 행보에 대해 미국은 물론 우리 국민의 불만과 불신도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순진하고 일방적인 기대감이 결국 한미 간 인식차를 만천하에 드러냈고 대북 공조의 균열을 초래한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국회 국방위원장으로서 이러한 북한의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교란전술에 끌려다니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저자세와 무능력에 대해 깊은 우려를 보내는 바입니다. 열병식 하나 연기ㆍ취소시키지 못하는 대북 협상력으로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등의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심히 우려가 될 뿐입니다.

정부가 남북 간 또는 북미 간 물밑 접촉을 통해 극적인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을 일말의 희망도 가져보지만, 그게 아니라면 북미 간 평창회동이나 백두혈통이라는 김여정의 방문은 한낱 북한의 선전선동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북미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단편적 생각에 어설픈 만남 이벤트에만 신경 쓰다 북한에 이용만 당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해소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세밀한 대북전략 수립에 보다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평창에서 연출된 남북한 선수단 동시 입장을 통해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변화할지, 또 우리 정부가 대북협상의 주도권을 어떻게 회복할지 국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2018년 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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