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안성지사 홍태식 지사장

▲홍태식 지사장  
1977년 건강보험이 처음 도입된 이후 지난 40년간 국민의 건강수준과 의료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82.1세로 OECD국가 평균인 80.5세를 상회한다. 외래진료횟수와 평균재원일수도 각각 16회와 16.1일로 OECD국가 평균인 6.96회와 8.1일보다 높다.

최근 고액의료비가 소요되는 중증질환 중심으로 보장성이 크게 강화되었고 선택진료비와 간병비 등 주요비급여가 크게 개선되었지만 건강보험 보장수준은 아직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기준 건강보험보장률은 63.4%로 주요 OECD국가들에 비하여 낮은편이다. 건강보험의 충분하지 못한 보장수준때문에 국민들은 높은 보험료 부담을 감내하며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8월 9일 발표된 정부의 보장성 강화 대책은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건강보험의 보장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MRI, 초음파 급여화, 선택진료 전면폐지, 2-3인실 건보적용, 간호간병서비스 10만 병상까지 확대, 틀니 및 임플란트 본인부담 인하, 치아홈메우기 본인부담률 10%로 완화, 비급여 난임수술 건보적용, 소득하위 50% 본인부담상한액을 연소득 10% 수준으로 경감 등 우선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원칙적으로 전면 급여화하고, 이 과정에서 다소 비용효과성이 떨어지는 항목도 예비급여를 통해 건강보험의 제도권으로 들여오는 등 적극적으로 비급여부담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보장성강화 핵심내용은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의 청사진이었다. 보장성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필요성을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그 정책수행과 성공에 차질이 없도록 하려는 뜻을 읽을 수 있다. 2022년까지 역대 최대인 30.6조원을 투입하고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크게 올리겠다는 획기적 구상이다. 얼마전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도 대통령의 보장성 강화대책에 국민의 69.2%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국내 전체의료비는 약70조원으로 파악된다. 이 중 건강보험보장률인 공단부담금이 44조원으로 63.4%였다. 국민이 부담한 비용은 본인부담금 13.9조원 외에 의학적 비급여, 특진과 특실료 등 비급여가 13.5조원을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현재 21조원인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 일부를 활용하고 매년 과소 지급된 정부지원금을 정상화하면 지난 10년 평균보험료 인상률 3% 수준을 유지한 상태에서 보장률 70% 실현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했던 고령화에 따른 노인의료비 증가율도 최근 7년 동안 1%정도여서 재정압박 요인으로는 미미할 것이다.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본인부담률을 차등화해 예비급여로 편입시키는 등의 안전장치에 더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료남용을 막아 보험재정이 새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적정수가 등에 대하여 의료계와 부단한 소통으로 원활하게 정책이 수행되도록 하고 대형병원 쏠림현상 심화 등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야 한다.

건강보험제도 운영의 주체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새 정부의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이루기 위하여 지난 40년간 축적해온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새 정부의 5대 국정지표 및 20대 국정전략의 하나인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 플랜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는 성공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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