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회 안성지부 정토근 지부장

▲장애인복지회 안성지부 정토근 지부장   ⓒnews24
장애인들이 춥고 배고프던 시절엔 그저 의식주 해결이 제일 급선무라서 인권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지만 차츰 장애인들을 향한 의식이 개선되고 있다.

장애인정책 역시 보호성 정책에서 자기결정권을 중시하는 자립지원 정책으로 변해가고 있다. 참 반가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은 선진국에 비해 늦게 시작됐다. 자립생활이라는 정책도 미국에서부터 시작됐고, 가까운 일본이 장애인에 대한 편의시설도 먼저 설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는 일본의 편의시설이 결코 대한민국을 따라 올 수 없다.

우리나라의 편의시설 정책은 늦게 시작 됐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시설 설치에 대한 점검을 당사자가주도권이 있는 장애인 단체(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지원센터 등)에서 관리하며 편의시설 설치 전, 협의와 점검을 받도록 법에 명시해 이를 어길시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법적제도 덕분에 선진국 못지않은 결실을 맺고 있다.

최근 안성시 장애인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장애인복지관이 준공됐다. 그러나 복지관에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편의시설 부족이 옥에 티로 남았다. 비가오거나 눈이 오면 우산을 쓸 수 없는 장애인들이 차에서 내려 복지관까지 갈 때 눈·비를 피할 수 있는 비 가림이 설치되지 않아 눈길·빗길에서 미끄러져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또, 장애인들이 이용 할 수 있는 전용목욕탕이 없는 안성시가 복지관을 신축하며 장애인들을 위한 목욕탕을 작게라도 만들었으면 좋으련만 작은 샤워실로 만들어져 복지관이라는 이름 짓기에 그친 것 같아 많은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또, 문화와 예술의 도시를 상징할 안성맞춤아트홀이 약 650억 원이라는 큰 예산을 들여 준공됐지만 이곳 역시 사회적 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은 초보수준이다.

요즘은 시대흐름에 맞춰 장애인 권익과 인권을 존중해 대부분의 공연장들은 앞·중앙·뒤쪽 등 여러 곳에 전용 관람석을 마련해 장애인 및 노약자들에게 관람석 선택권을 주고 있지만 이곳 아트홀은 사회복지 정책에 못 미치고 있다.

대부분의 공연장들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여러 위치에 전용석을 마련해 놓고 이들이 형편과 사정에 맞는좌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지만 안성맞춤아트홀은 공연장 뒤쪽에 장애인 관람석이라는 선만 그어놓고 표지판하나 붙여놓은 것이 전부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또, 모두는 아닐지라도 가족이나 보호자가 함께 오는 경우를 생각해 보호자 좌석이 단 몇 곳이라도 설치되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또한 크다.

장애인 뿐 만 우리 모두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 더구나 백세시대를 살면서 그 누구도 장애인이 안 된다고 장담 할 수는 없다. 이제부터라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이 나의 노후와 부모님들의 노후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만들어 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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