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및 체육행사에 대한 적절한 구조 조정 필요

 
최근 안성에는 하루가 멀다고 공연이 열리고 있다. 물론 안성맞춤아트홀이 개관되고 안성예술제가 이달에 편중된 원인도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배정받은 예산을 올해 안에 사용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공연이 대부분이다.

또, 체육행사도 마찬가지다. 운동장에는 주말이면 체육행사가 넘쳐나 취재일정에 일일이 적기도 버거울 정도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체육행사와 문화행사에 소요되는 예산도 가히 천문학 적이다.

청소년 공연, 젊은이들의 공연, 국악 공연, 문인들의 축제, 미술가들의 전시, 사진인들의 전시, 음악가들의 공연, 정구대회, 탁구대회, 마라톤, 축구대회, 배드민턴 대회 등등 셀 수 없을 정도의 공연과 전시, 체육행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연이나 전시내용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예술 장르야 다르겠지만 적어도 일반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공유할 수 있는 대중문화는 극히 제한적이며, 체육행사도 관람객도 없이 선수끼리 경기를 치르며 당사자들만 즐겨 그들만의 잔치에 시는 비용만 대주고 있다. 참 살기 좋은 안성이다.

이 같은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이나 축제, 체육행사는 가을로 접어들면서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공연이나 전시, 체육활동이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문제는 안성시민들이 이 같은 예술인들의 공연이나 전시, 혹은 체육행사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공유할까 라는 것이다.

관객이라야 출연자와 지인, 가족, 혹은 일가친척, 관계공무원 등에 국한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안성시는 꾸준하고도 열심히 예산을 지원해주고 있다.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일각에서는 4~5명이 모이는 단체만 만들어도 예산을 지원해준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선심성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체육계도 마찬가지다. 안성시체육회의 예산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그런데도 온갖 명분과 타이틀을 새롭게 만들어 진행하는 체육행사만 해도 수 십개가 넘고 있다. 물론 모두가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건강한 안성시를 위해 필요한 행사지만 이같은 선심성 행사 말고도 기본적으로 각 읍면동에 혹은 각 체육단체에 지원되는 예산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무리하지 말라는 시민들의 경고다.

이제는 시민 모두가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문화 체육행사가 필요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문화행사든 체육행사든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안성시에 무리한 예산요구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동안 지역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중복·베끼기 또는 지자체장의 치적 쌓기 용 공연과 전시, 그리고 체육행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쉽지는 않겠지만 문화 및 체육행사에 대한 적절한 구조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문화체육 행사가 범람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어떤 공연인지 무슨 전시인지 혹은 어떤 체육행사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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