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농원 대표 임충빈

▲서일농원 대표 임충빈       ⓒnews24
“영감님, 아침 일찍 어디 다녀오세요?”, “어허, 일찍 운동 나왔구려, 등 너머 밭에 콩을 심었더니 새들이 새순을 잘라 먹어서 반짝이 줄을 치고 오지, 그런데 올해도 서일농원에서 콩을 많이 다 사준다고 너도 나도 많이 심고 있으니”, “별 걱정 다 하시네요, 서일농원은 우리 안성에서 나는 콩은 모두 사줄 예정인데요. 영감님! 콩 농사는 다른 농사보다 쉽잖아요”, “그럼 다른 농사보다 손도 덜 가고 그 힘든 농약과 비료도 안 주지, 얼마나 좋아, 또, 정부수매가 보다 킬로그램 당 천원씩이나 더 받으니 고맙지 그려, 올해도 그렇게 할 것이지?”, “그럴 계획이지만, 콩이 충실해야 된장, 청국장 맛이 좋아요”, “그야 그렇지만, 작년에는 남들은 다 1등을 받았는데 나만 2등이 몇 가마니 나와서 기분이 나빴어”, “건조가 덜 되었거나 선별이 잘 안 되면…등수는 짜지 않게 주는 데요”, “그렇긴 해. 지어 놓으면 농협에서 선별 기계로 골라주지, 팔 걱정 안 하지 손쉬운 농사가 바로 콩 농사여”, 콩 농사를 짓는 분과 나누는 말이다.

전통 장을 제조·가공하는 서일농원에서는 지난 2004년 농협안성지부의 주선으로 일죽 농협과 ‘로컬푸드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일죽콩사랑모임 작목반으로부터 매년 1억5,000여만 원 상당을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이 같은 직거래 수범사례는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모범사례였으며, 농협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서일농원은 전통장류를 전통식으로 만들다보니 소규모지만, 고품질로 만들어야만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으므로 장인과 명인의 자긍심으로 소량, 다품목, 고품질로써 맞서야 한다. 또, 일죽에서 생산된 장(醬)의 품질이 우수하다고 인정받았던 것은 확실한 원산지가 있는 원료인 콩이 좋았기 때문이며, 그 결과 정부의 전통식품 품질인증과 지역명품브랜드인 G마크 획득이 가능했다.

우리 농촌은 수입 개방과 농업인구 고령화와 감소,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잦은 재해 등으로 고사위기에 처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역 농업을 지탱해 주는 농협, 안성시, 기술센터가 있어 든든하다. 또한 이 같은 농촌의 어려움도 농협이나 안성시, 농업기술센터와 농민이 한마음으로 재배기술 향상과신기술의 도입으로 원활한 생산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판로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농업은 이제 단순한 식량생산에서 벗어나 고품질·고부가가치의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반드시 그래야만 농업이 살 수 있는 길이다. 따라서 농업의 소득창출도 지역농협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농민들도 농협을 믿고 적극적으로 농협을 의지해야 한다. 그래야만 안정적인 판로가 보장될 수 있으며, 농민들도 판로 걱정 없이 안심하고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다.

농민들의 친구, 농민들이 영농기술과 정보를 서로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장소, 쉼터가 바로 농협이다. 왜냐하면 생산에 필요한 농자재인 씨앗, 퇴비, 농약, 비닐이나 농기구 및 기계에 이르기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돈 안 들고 가도 가져올 수 있는 곳은 농협 뿐이기 때문이다.

또, 농자재를 가져오면서 마트에 들려 새참꺼리 막걸리와 빵, 심심할 때 먹을 과자 봉지도 가져올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
 
아울러 미래의 농업 6차 산업을 성공하는 농업으로 이끌 주체는 결국 농협이고 농업기술센터이기 때문에 농협은 농민의 친구이자 동반자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농촌의 버팀목, 농협을 잘 활용해 부강한 농촌을 이룩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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