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지역이 최악의 가뭄으로 극심한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

저수지는 대부분 고갈돼 바닥이 드러났고 여기저기 관정개발이 한창이다. 올 봄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간신히 모내기는 98%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부지역 논에는 물이없어 벼가 말라 죽어가고 있다. 농심도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이젠 생활용수까지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농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비가 흡족하게 내리지 않을 거라는 기상예보 때문이다. 벼가 착근을 하고 왕성한 생육을 해야 할 시기에 물이 부족하면 결국 가을 추수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다.

다행히 지자체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가뭄극복을 위한 노력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반복되는 가뭄에 대증요법식 대책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한다.

지난200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세계153개 국가 중 129위로 물 스트레스 국(물 부족국가)으로 분류돼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74㎜(1973~2011)로 세계 평균의 1.6배고 수자원총량은 1349억㎥/년이지만,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총량은 연간 2660㎥로 세계 평균의 약 1/6에 불과하다. 이는 강수량은 풍부하나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어 수자원여건이 아주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의 증가로 용수량 부족은 앞으로 우리가 대처해 나가야할 가장 큰 과제다. 지금과 같은 기상상태에서 당장 가뭄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 여름철과 가을에 비가 온다고 해도 전체적인 가뭄 해갈은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정부차원의 항구적인 가뭄대책과 체계적인 물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우선돼야 한다.

물 관리 관련 법안은 의회에서 수년째 계류중이다. 지난 17·18대 국회에서도 물 관리 업무를 통합하는 물관리 기본법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폐기됐다.

물을 확보하고 깨끗하게 보존하는 일은 농업생산은 물론 인류의 삶과 산업 전체에 가장 소중한 근간이 된다. 또 물을 만들고, 나르고, 활용하는 기반시설과 기술력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수자원 관리 기술과 기반시설 구축, 보편적인 물 복지에 대한 공조와 협력이 국제사회의 화두다. 이에 발맞춰 세계 각국은 물 산업의 잠재력과 가치를 주목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기울이고 있다.

“농업용수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하나!” 농민들의 애끓는 절규가 메아리치고 있다. 인류의 공동 번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판가름할 물과 물 산업, 그 소중함과 가능성에 대해 공감하고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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