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유총연맹 안성시지회 유원형회장

▲유원형회장   ⓒ뉴스24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토마스 엘리어트의 시 ‘황무지’ 첫 줄에 나오는 문구 ‘4월은 잔인한 달’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일반적인 상상하곤 다르게 겨울 동안 죽은 듯 움츠려 있던 대지에서 4월이라는 계절이 생명을 되살리려는 모습들은 너무나 격할 지경이라서 그런 모습을 역설적으로 ‘잔인하다’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는 시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국문학 전공자도 아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6월의 중간을 향해 달리는 계절 속에서 4월을 끄집어 낼 이유가 있을까?

그렇다. 6월의 언저리엔 누구나 다 아는 현충일뿐만 아니라 6.25 한국전쟁, 6.29 제2연평해전이 발생했던 아픈 달이기 때문에 ‘잔인한 달’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아니, 호국은 나라를 보호하고 지키며, 보훈은 공훈에 보답한다는 즉, 호국보훈은 국가를 지킨 분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들의 공훈에 보답한다는 의미가 어느 순간부터 호국보훈이 우리의 관심 속에서 멀어져 가고 잊혀져 가는 잔인함을 더 말하고 싶었던 게다.

얼마 전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호국보훈의 의미와 애국의 의미에 대해 강조했었다. 필자 역시 자유총연맹 안성시지회의 회장으로서가 아닌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으로 문 대통령의 추념사를 경청하며,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이 들어있는 역사를 잊지 않는 것이 호국보훈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것을 굳이 고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2015년 8월 북한의 포격도발과 지뢰도발 당시 많은 국군 장병들이 전역을 연기하겠다는 신청이 증가하기도 했던 사실로 미루어 청년들의 안보의식이 점점 성장해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안보의식 속에서 지금의 우리를 있게 만들어준 수많은 호국영령들을 기억하는 젊은이들 역시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호국보훈의 가장 큰 적은 ‘무관심’이다. 내가 기억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이 기억해주지 않는다면 호국보훈은 우리 기억 속에서 너무 쉽게 잊혀질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이어지는 작금의 대한민국주변엔 보이지 않는 세계열강들의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다. 이들 사이에 둘러싸인 대한민국호가 앞으로 평탄한 항해를 지속하기 위해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에게 안보의식과 더불어 호국보훈의 진정한 의미를 함께 체험하는 모습들도 절실히 필요하다.

호국보훈의 달 6월. 나라를 희생한 분들이 슬픈 모습으로 놓여있는 ‘잔인한 유월’ 필자는 숙연히 “우리에게 호국보훈의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끄집어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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