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기리는 현충일로 국가공휴일이다. 현충일 맞아 집집마다 태극기(조기)를 게양해야 하지만 거리나 동네나 태극기를 찾아보기란 숨은그림찾기와 같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백 아니 수천세대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도 겨우 한두 가구만 태극기를 게양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우리 국민들에게 국가관이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이 같은 모습은 시내 상가나 일부 관공서도 마찬가지다. 현충일이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닌 나라를 위해 희생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기리는 날을 잊지 말아야 함에도 우리 국민들이 망각하고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부정하는 것 같다.

더구나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지난 6일은 현충일이고, 10일은 6.10만세운동, 25일은 한국전쟁, 29일은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날이다.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던 달인 동시에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선열들의 구국정신을 기리는 달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8·15 광복 후 6·25 전쟁을 겪으며 40만 명 이상의 국군이 사망했다. 1953년 휴전이 성립되고 3년 후인 1956년, 나라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자 정부는 매년 6월 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했고, 1975년에는 현충기념일에서 지금의 현충일로 공식 명칭이 변경됐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숱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이 있어 한민족은 살아났다. 전쟁으로 인해 세계 최빈국으로 몰락했지만 애국심으로 뭉쳐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순국선열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도 미래는 없다’는 처칠의 명언이 새삼 떠오른다. 입으로만 애국심을 이야기하지 말고 국가공휴일에 태극기 하나라도 정성껏 달며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호국정신을 기려야 한다. 현충일 단 하루 만이라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하여 나라의 안보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숙한 우리 국민들의 의식과 행동을 지켜보던 세계는 위대한 성취를 이뤄낸 대한민국에 놀라움을 표했다. 이러한 우리 국민들의 저력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분들의 뜻을 다시 한 번 기리면서 나라를 위해 산화하신 호국영령들과 국가유공자,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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