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후보, 그리고 홍준표 자유 한국당 후보를 비롯한 모든 후보들이 특정 지역에서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상초유의 사태인 대통령 파면으로 여당 후보가 사라지면서 보수 대 진보 구도가 없어졌으며, 역대 선거에서 단골로 등장했던 야권 후보 단일화도 없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과거 선거 판도를 보면 영남과 호남이 미는 후보가 판이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대결이 옅어졌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대선후보들은 입을 모아 통합과 국민의 대통령을 외치지만 유세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역감정에 기대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지역감정을 들쑤시는 발언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정서를 자극시켜 득표로 이어가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그간 우리는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지역감정이 국가 발전의 장애가 되고 국민 통합의 걸림돌이 된 것을 수없이 지켜봤다. 극심한 후유증을 초래하는 지역 간 갈등은 각 지역에 사는 유권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오직 표를 얻기 위해 정치인과 정당이 조장한 것이다.

지역 비하 발언 등 지역정서를 건드릴 경우 실보다 득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선거 때만 되면 후보와 정당이 앞장서는 것이다. 이 같은 유세 발언은 후보 본인의 철학이나 연설 내용과 정면충돌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선거 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 후보들이 국민통합과 국민 대통령을 외치는 상황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할수록 중도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만큼은 이 같은 병폐에 빠져선 안 된다.

5·9 대선이 어떤 선거인가. 대통령 탄핵으로 붕괴된 국정을 바로 세우고 일촉즉발(一觸卽發)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안보와 경제 위기를 돌파할 국가 리더십을 뽑는 중대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도 강력한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국민을 하나로 묶어야만 한다. 당장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지역감정을 악용한다면 집권 이후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에 모든 후보와 정당은 망국적인 지역감정에 절대 기대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경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