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신문 박우열대표  
각 정당의 대선주자들이 22일간의 선거유세에 돌입했다.

이번 제19대 대통령선거는 역대 대선 중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했다. 득표에는 관심이 없고 이참에 얼굴이나 알리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더불어 민주당에 문재인 후보, 자유 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 바른 정당 유승민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이 선두에서 대선을 이끌고 있다. 이 외에도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와 오영국 경제애국당 후보, 장성민 국민대통합당 후보,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후보, 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 이경희 한국국민당 후보, 김정선 한반도미래연합 후보, 윤홍식 홍익당 후보, 김민찬 무소속 후보 등 총 15명의 후보들이 대선을 향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대선레이스가 절정에 달아오른 지난 주말 트로트와 최신가요 등을 개사한 ‘로고송’이 길거리에 울려 퍼진다. 어깨를 들썩이게 할 멜로디지만 귀담아 듣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국민들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한 로고송이 소음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학가 근처, 아파트단지, 로터리, 대형건물 앞 등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면 어김없이 선거유세 차량이 출몰한다. 스피커 볼륨높이기 경쟁에 듣는 시민들은 고역이다.

이번 대선 경쟁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인기그룹 DJ DOC의 ‘런투유’를 통해 2030세대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런투유에 ‘일자리 만들어 공공고용 하겠어’, ‘청년고용 경제성장 할 수 있잖아’등의 가사를 넣어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 의지를 담았다.

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자신이 내세운 ‘서민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홍 후보는 가수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에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내 한 몸 바쳐 국민을 지킬 서민대통령’이라는 가사를 넣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로고송으로 정했다. 안 후보가 내세운 로고송에는 ‘국민의 행복, 행복한 내일, 새로운 변화 등의 가사가 포함돼 있다. 특히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그대’는 국민을 의미한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트와이스의 ‘Cheer up’을 로고송으로 선정했다. 유 후보 측은 ‘안보를 봐 경제를 봐, 가슴이 펑 터질 것만 같아’라는 등의 노랫말을 넣어 대한민국의 안보·경제 위기를 부각시켰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로 고송으로 선정했다. 심 후보 측은 ‘붉게 물든 촛불 함께 하며 대한민국 미래 생각해봐’, ‘노동이 당당한 나라 내 삶을 바꿀 대통령’ 등으로 개사해 노동문제를 해결할 후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철마다 시민들은 로고송 때문에 괴롭다. 현행 선거법에 소음 기준은 없다.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 새삼 아쉽다. 이런 이유에서 인지 각 후보를 홍보하는 차량은 항상 최대 볼륨을 유지하며 길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귀를 공격한다. 이와 관련한 민원도 증가하고 있지만 해결 방법은 없다. 그저 빨리 선거가 끝나길 바랄 뿐이다.
 
후보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유권자들은 지친다. 로고송에 지치고 후보들이 쏟아내는 공약에 지친다. 쏟아지는 수많은 공약들은 선거가 끝나면 자취를 감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소통이 필요한유권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퍼 붓는 ‘고막공격’이 얼마나 효과를 나타낼지는 지켜볼 일이다. 정책과 소통으로 유권자를 붙들어 놓지 않으면 유권자들은 바로 등을 돌린다.

5월 9일 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단 로고송의 볼륨보다 소통의 볼륨을 높이는 쪽에게 승산이 있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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