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주 안성소방서장

▲박승주 안성소방서장        ⓒ뉴스24
햇살이 따뜻한 봄날 스치는 바람에 봄 내움이 가득한 요즈음.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희망과 소생의 계절이지만 해마다 이맘때쯤 소방서는 들불 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산불, 들불은 지난해 2,736건 중 3월~5월 사이 1,449건 약 52.9% 정도가 시민들의 활동이 활발한 건조기인 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안성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해 약 50%가 넘는 산불, 들불이 3월~5월에 집중적으로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에는 4월 현재 230여건이 발생됐고 이는 작년 이맘때 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농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논ㆍ밭두렁, 잡초제거, 쓰레기 소각 등으로 인해 바람에 불티가 옮겨 붙어 임야 화재로 이어진 경우도 있고, 번지기 전에 출동해 예방한 사례가 이번 봄철 들어 수십 건에 달한다.

‘1-29-300의 법칙’이라 하여, 한 가지의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유사한 29건의 작은 사고가 일어나고, 300건의 징후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하인리히 법칙은(Heinrich’s law) 사소한 문제를 내버려둘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 질 수 있다는 개념이다.

요즘 논밭의 둑에 불을 놓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여기저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자칫 큰 화재로 발생되지는 않을까? 그러한 장면을 볼 때 마다 머릿속에서 하인리히 법칙이 문득 떠오른다.

해충을 죽 이기 위해서 논두렁 밭두렁 태우기를 한다고 하지만 해충의 천적인 거미등의 유익한 곤충들을 더 많이 죽임으로써 병충해 방지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산불로 인한 심각한 산림훼손 등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

농가에서는 이제부터라도 무조건적인 소각은 자제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소방서, 시청 등 관계기관에 사전 연락을 취해 담당공무원의 입회하에 인근 농가들과 함께 공동소각을 하는 작은 실천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산불로 망가진 산을 회복시키는 데는 최소 30년, 숲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50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한순간의 방심이 수십 년간 가꿔온 우리의 자연이 파괴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산불예방에는 일반 시민들의 동참과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 산불을 예방해 소중한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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