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사 주지 해가 정림

   ▲해가 정림스님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청렴이란 말을 해보거나 들어봤을 터인데 과연 청렴이란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며 어떠한 행동을 해야 청렴하다고 할 수 있는지 소승도 아직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 정의하고 있으며 반대말로는 혼탁, 부정과 같은 말들이 있다. 이 사전적인 의미를 보고 가장 먼저 탐욕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 왔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욕심이 많다. 그 욕심으로 긍정적으로는 발전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도 하지만 그 욕심이 지나치면 주위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정신적 파멸은 물론 육체적 파멸까지 불러온다. 능엄경(楞嚴經)에서는 ‘한 개의 겨자 알이라도 모두가 중한 과보가 있으니 차라리 손을 끊을지언정 자기 재물이 아닌 것은 취하지 말고 항상 청렴한 마음을 갖고서 선근(善根)을 키워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 ‘맑은 가난이야말로 부(富)보다 훨씬 값지고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라’며 화분 하나마저도 사치라고 여겨 소유로 부터 자신을 잘라낸 법정스님의 지조가 우리 영혼까지 파고든다. 목민심서 율기 6조 제2조 청심(淸心)에는 ‘청렴은 수령의 본무(本務)로서 모든 선의 원천이요 모든 덕의 뿌리이다.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을 잘 할 수 있는 자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청렴하기 위해선 자신의 소양을 갈고 닦고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황희와 정약용과 같은 대표적인 청렴인들로 인해 국가적, 국민적으로 청렴한 세상을 만들어 간적도 있었지만 몇몇 안 되는 일부 고위층들이 자기 자신의 작은 욕심을 채우고자 국가적 위기를 격은 적도 있다. 최근 각종 매체나 SNS를 통해 비리 관련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는 점차적으로 무너져 가고 있다. 제대로 된 가치를 갖지 않았기 때문에 쉽사리 유혹에 흔들리면서 크고 작은 부정 부패를 저지르게 되고 거기에 익숙해져 자신만의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못된 습관이 만연한 세상이 된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진심으로 마음속으로 우러러 나오는 청렴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진정성이 없는 마음가짐으로는 청렴이 되지 않기에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가 생기는 것이다. 이에 모든 사람들이 도와주거나 각종 제도들을 만들어 부패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프로그램만으로 청렴도가 향상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지붕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좋듯 지붕을 만들어 놓으면 비도 피하고 따가운 태양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도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들을 적극 개발해 국가적 청렴도 수준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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