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희 기자             ⓒ뉴스24
희망에 찬 丁酉年(정유년)이 밝은지 열흘이 됐지만 닭의 해에 닭이 없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안성은 물론 전국의 닭과 오리를 초토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확산 기세가 다소 수그러져 소강상태이긴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시기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안심할 단계는 아니며, 유동인구가 많은 구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안성시에서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방역과 확산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안성지역에 이번 AI로 살 처분 된 닭, 오리가 250만 마리가 넘고 계란은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계란 한 판(30개)값은 전국 평균 8,000원으로 올랐다. 지역에 따라 최대 1만 원이 넘는 곳도 있다. 덩달아 가금류 값은 폭락했다. 역대 최악이다.

지난 2003년부터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이 같은 사태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 방역당국은 올해도 조류인플루엔자의 발생 원인을 야생철새라고 발표하고 이에 방역의 초점을 맞췄다. 소독과 이동제한으로 전염과 확산을 막고 있으나 결과는 속수무책이다.

일부에서는 현재 방역방식의 한계점을 인정하며 백신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인체 감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방역당국은 여전히 소극적이다.그런데도 방역당국은 철새 탓 만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근본적인 방역시스템은 없었다.

올해도 무자비하게 살 처분만 시행하고 있다. 살 처분이 하나의 방역대책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를 최소화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방역 과정에서 AI가 확산되지 않도록 전문 인력 육성도 필요하다. 국가적인 재해 때마다 항상 되풀이되는 위기 대처 능력과 컨트롤타워 역할이 아쉽기만 하다.

하루빨리 조류인플루엔자가 종식되어 동물들도 사람들도 더 이상의 희생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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