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교육지원청 정진권 교육장

▲정진권 교육장     ⓒ뉴스24
표정도, 생기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회색빛 도시. 유일하게 색깔을 가지고 있는 한 아이가 도시 곳곳의 작은 틈새에서 발견한 길꽃을 길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나눠준다. 죽은 새의 배 위에, 무력하게 공원에서 누워 자는 남자의 신발 속에, 목줄에 걸린 개의 목에 꽃송이들이 포개지면서 차갑기만 했던 회색 세상이 온기와 색깔이 가득 넘치는 따뜻한 곳으로 변화한다.

그림책 <거리에 핀 꽃>(국민서관)의 스토리다. 글자 없이 몇 장의 그림으로만 이뤄진 글자 없는 그림책이지만 그 감동과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다. 이 그림책은 평소 우리가 보잘것없다 여기고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들의 소중함을 알려준다. 그리고 타인의 슬픔과 아픔에 공감해주는 일이 얼마나 사람들을 크게 변화시키고 그로인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는지도 보여준다.

교육 역시 보다 행복한 교육으로 변화하기 위해선 ‘소통과 공감’이라는 꽃송이가 필요한데, 최근 정부의 특혜와 비리로 얼룩진 교육계 뉴스를 보면 여전히 우리 사회엔 불통(不通)으로 인한 각종 문제가 산재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하지만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을 일으킨다(물극필반, 物極必反)’는 말이 있듯이 지난 과오를 한마음으로 함께 반성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지금의 고통을 치유하고도 남을 만큼의 더욱 큰 행복이 2017년에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안성교육지원청에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의 교육적 공감을 바탕으로 교육의 중심에 ‘학생’을 두고, 모든 교육 정책에 ‘현장’을 먼저 생각하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가도록 돕는 행복한 배움터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그동안의 노력이 ‘아이들이 진정으로 즐겁고 학부모의 근심을 덜어줄 수 있는 행복한 교육’으로 결실을 맺기 위해선 마을교육공동체사업, 학생, 학부모 참여 사업 등 모두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업에 더욱 진심과 정성을 기울이면서, 온기가 부족한 곳곳에 따뜻한 꽃송이를 나눠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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