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 性(성)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성희롱이란 성에 관계된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불쾌감, 굴욕감 등을 주거나 고용 상에 불이익을 주는 등의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특히 같은 직장 내에서 성희롱은 금지항목으로 법에 명시돼 있음에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근절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피해자가 적극적인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신고를 함으로써 잃게 되는 불이익이 더 클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알려 졌다.
 
성희롱의 발생은 성 차별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해 남성의 우대와 공격성을 정당화하는 문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조직 내에서 권력과 지위의 불평등으로 인해 성희롱이 발생하기도 한다. 즉 조직 내 상급자가 성적 만족이나 부하 관리를 위해 권력을 이용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며칠 전 안성시청 소속 정구 팀 감독이 여자 선수들을 강제로 성추행하고 상습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구속되는 부끄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그동안 안성시는 여러 차례 性(성)문제로 망신을 당해 왔다. 이런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외부에 알려질 때마다 안성시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했지만 좀처럼 안성시의 性(성)문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우리 사회와 조직의 병폐인 성희롱을 근절하려면 문화적 권력, 제도적 권력, 개인적 성향 등 다차원적 발생 원인을 살펴 그에 맞는 강력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교의 옛 가르침에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는 말이 있다. 일곱 살만 되면 남녀가 한자리에 같이 앉지 않는다는 뜻으로, 남녀를 엄격하게 구별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 여성들의 지위가 날로 높아지며 남녀평등사회를 이루고 있는 까닭에 직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앞서 시는 지난 9월 시 소속 공무원(1,051명중 376명, 남성 217명, 여성 159명)을 대상으로 시청 내 성희롱 및 언어폭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는 부끄럽다 못해 참담하기 까지 했다. 성희롱 피해 유형도 다양했다. 음담패설은 기본이고 성적 농담, 사적만남 강요 등도 모자라 노골적인 포옹, 신체밀착,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만지도록 강요하는 행위까지 공무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사례들이 도출됐다.

안성시는 청 내에 성희롱 고충처리를 위한 기구를 운영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효성이 의문이다. 어느 누가 수치심을 감수하고 이곳을 찾아 성 관련 피해사실을 상담할지 되묻고 싶다.

이번에 발생한 시청소속 정구 팀 감독의 강제 성추행 및 상습 폭행 사건을 비롯한 최근 성관련 사건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직장여성들이 동료나 상사에게 언어 및 행동으로 피해를 보고 상처를 입었는지 가름이 간다.

더구나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 방조한 직장동료들의 침묵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결국 직장동료가 아닌 공범인 셈이다. 직위나 친분을 앞세운 일방적인 행위는 직장 이미지 손상 뿐 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패가망신으로 가는 지름길이기에 근절되어야 하는 이유다. 남녀가 평등한 사회, 깨끗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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