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주민들, 축제기간 내내 공연소음에 시달려

▲축제 첫 날 오후10시가 넘은 시간에도 축제가 한창이다.                   ⓒ 뉴스24
“여보세요~중앙파출소죠? 도대체 시끄러워서 살수가 없는데 한경대에서 너무한 것 아닙니까? 지금이 몇 시인데…현장에는 나가 보셨어요?”

오후 10시를 몇 분 남긴 시간에 한경대에서 터져 나오는 괴성에 가까운 시끄러운 음악소리 때문에 인근 파출소에 걸려온 민원 전화 내용이다.

국립한경대학교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2016년 가을 대학축제를 3일 간 개최하고 있다.

한경대에 따르면 한경대는 개교 77주년을 기념해 재학생과 지역사회가 함께 공존한다는 의미로 기리보이, 스윙스, 마마무, 블랙 넛, 배드키즈, 아미 등 젊은이들의 우상인 그룹과 가수들을 초청해 가을대학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축제는 지역과 하나 되는 문화축제와는 거리가 먼 단순히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즐기는 대학축제로 전락해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야간에는 공연장에서 터져 나오는 엄청난 소음으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소음을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모 아파트는 창문이 덜컹거릴 정도의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고 있어 어린아이나 노약자를 둔 가정에서는 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도 한경대측은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축제가 한창인 학교 내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축제라기보다는 각 과별로 음식이나 술을 판매하는 부스가 대부분이어서 완전 야시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의 피해는 아랑곳 않고 먹고 마시고 놀자 판이다.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교내에는 야시장을 방불케하는 술판이 벌어졌다.          ⓒ뉴스24
축제를 담당하는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렇다고 학교를 딴 곳으로 옮겨갈 수도 없고…”라며, “첫날에는 학생들이 축제에 젖고 흥에 겨워 조금 늦은 시간까지 시끄럽게 한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하며, 어제는 9시40분께 축제를 마쳤다. 오늘만이라도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소음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지시해 보겠다”라며 변명에만 급급했다.

그러나 오늘(13일)은 젊은이들의 우상인 배드키즈, 아미, 곽정은 등의 출연이 예고돼 있고 축제의 마지막을 알리는 불꽃놀이도 예고돼 있어 소음발생으로 인한 민원이 줄어들지 의문이다.

대학축제가 야시장을 능가하는 먹자판을 만들어 놓고 연예인을 불러 밤늦도록 이어지는 공연이 대학축제의 전부가 아니다. 특히 학교가 위치해 있는 석정동 인근은 주거 밀집지역이다. 재학생들과 지역민이 한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알찬 대학축제로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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