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없고 창고로만 사용…관리감독 및 유지보수 ‘엉망’

▲금광면에 위치한 벤처타운                                                                         ⓒ뉴스24
안성시는 관내 유망한 벤처기업을 발굴·지원·육성하기 위해 벤처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안성시에 따르면 벤처타운은 지난 2001년 금광면 금광초교길 64에 위치한 1,394㎡의 부지에 627,554천원 (도비 300,000천원, 시비 327,554천원)의 예산을 투입해 904㎡규모의 3층 건물 1개동과 부속동 1개동을 신축했다.

벤처타운은 1층 250㎡, 2층 305㎡, 3층 250㎡의 규모며 각 층마다 2개의 사무실(공장)로 사용되고 있고, 1층 부속 동은 99㎡로 6개의 입주 업체 (업체당 16.5㎡)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02년부터 신기술이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벤처업체들을 입주시켜 육성한다는 취지로 저렴한 임대료와 다양한 지원을 약속하고 기업들을 모집 운영해 왔다.

그러나 목적과는 달리 벤처타운이 제 기능을 못한 채 창고용도로만 사용되고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입주해 있는 기업들은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벤처기업도 아니며 한두 곳을 빼놓고는 모두 창고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어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특히 입주해 있는 각 기업들은 사무실(공장)을 비워두는 날이 많아 화재 등 만약의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

▲1층 계단 공간에는 쇼파가 방치돼 있다.                                     ⓒ 뉴스24          
더구나 이곳은 기반시설이 열악해 벤처타운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그렇다보니 벤처기업 모집을 위한 공고를 내도 기반시설 부족과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신청기업이 없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시는 입주희망기업이 없다는 이유로 기존에 있던 기업을 재선정 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벤처타운의 입주자격은 안성시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이나 정보통신, 컴퓨터, S/W, 전자산업 등 기술·지식 집약형 기업과 안성시 소재 창업보육센터를 수료한 기업체에 한하며, 안성시 이외의 지역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은 6개월 이내에 안성시로 본사를 이전할 경우 입주가 가능하고, 기타 유망 중소기업도 입주가 가능토록 되어 있다.

하지만 안성시벤처기업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2장 4조3항에는 ‘벤처기업직접시설에 입주를 희망하는 벤처기업이 없을 경우 일반기업을 입주시킬 수 있다’라는 모호한 조항이 있어 이를 악용한 일반 유통업이나 장사꾼들이 기업이라는 명칭으로 저렴한 임대료 때문에 입주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도 안성시는 벤처타운 운영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모집공고를 내도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도 없고 조건에 맞는 기업도 없어 조례에 의해 일반기업도 입주시키고 있다”라며, “창고나 사무실을 놀리면 시의 입장에서 더 손해가 나지 않는냐”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늘어놨다. 빈 창고로 놀리느니 어떤 기업이든 입주시켜 그냥 임대료나 챙기자 라는 심사다.

관리감독과 유지보수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은 지 15년이 넘고 관리자까지 없는 건물은 관리부실로  지저분함은 2층과 3층 계단 옆 공간에는 샌드위치 패널로 불법 창고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계단 중간 중간에 불법창고가 만들어져 있다.                                      ⓒ뉴스24
현재 벤처타운의 입주 기업은 도자기 및 생활자기, 인삼제품유통업, 정수기 필터 매트 유통업, 발효식초 곡물가공, 소프트웨어 개발, 미생물 농약제조업 등 6개 기업이 입주해 있지만 실제 로는 대부분 창고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시는 불요불급한 곳의 예산을 줄여서라도 벤처타운의 리모델링을 통해 전문 지식과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유망 중소 벤처기업의 지원·육성에 눈을 돌리거나  아니면 복지시설이나 다른 용도로의 전환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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