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의회 이영찬 산업건설위원장

▲안성시의회 이영찬 산업건설위원장       ⓒ뉴스24
2015년 11월 안성시 당왕동 일원에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대한 건축허가가 승인됐다.

연면적 2만9,653㎡, 지하 1층 지상6층 314병상을 갖추기 위해 총 766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지난 2006년부터 진행됐지만 재원마련이 어려워 중단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BTL방식, 즉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지자체가 시설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재원조달의 어려움을 해결했다.
이는 안성시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안성병원은 1981년도에 신축돼 지금까지 35년간 사용되고 있어 시설 노후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현재 안성병원의 인력이나 장비수준이 인접지의 대형병원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부족해 대부분의 안성시민들은 안성병원 보다는 타 지역의 대형병원을 선호하고 있고, 간단한 건강검진마저도 외지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이러한 안성시 의료체계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안성병원의 신축은 안성시 의료체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아닐 수가 없다.

우선 경기도는 우수인력과 설비마련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지역특성에 맞게 안성병원을 만성질환과 뇌혈관센터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안성시민은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과 더불어 진료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응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을 보장받아 귀중한 생명을 지키는데 한 걸음 더 다가 갈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안성병원 신축으로 최상의 의료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는 안성병원의 이전으로 남아있게 되는 현 위치의 부지와 건물의 활용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때다. 아직 경기도에서는 현 부지에 대한 매각계획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안성시민의 문화복지 증진을 위한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성시에서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여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직장인들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다. 그 만큼 자신의 문화나 여가활동에 대한 시간이 부족하거나 포기를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기업문화는 이러한 세태를 반영한 듯 불필요한 야근을 금지하고 퇴근 이후 자기개발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도록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이러한 추세에 따라 문화생활을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으며, 문화를 즐기는 방법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그간의 문화생활이란 전문가 제작한 콘텐츠를 관람형태로 보는 것에 그치는 소비자적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소비자적 입장에서 벗어나 아마추어 수준이라 할지라도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는 생산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문화의 생산은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며, 춤을 추려고 해도, 맘 편히 큰 소리를 낼만 한 장소를 찾기란 쉽지 않다.

현재 안성시 관내의 각 읍면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주민자치센터에서 다양한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회원 스스로가 발굴· 운영하고 있으며, 그 동안의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고자 경진대회도 개최되고 있다. 그 수준은 당연히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그들의 열정은 전문 예술인 못지않게 열의가 높다.

부족하지만 자신들이 생산한 문화 콘텐츠를 무대 위에서 소비자들에게 선보임으로써 느끼는 희열과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그러한 여건 속에서도 문화 생산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날로 증가하지만 현실은 이를 쫒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안성병원 부지와 건물을 안성시에서 매입해 안성시민이 문화의 소비자겸 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현 안성병원의 부지매입에 필요한 재원마련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안성시가 시민을 상대로 적극적인 공감대를 조성하고 동시에 재원마련 방안에도 깊은 고민을 한다면 분명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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