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회 도민체전은 안성 8경과 함께

높아진 조도 아래, 말끔히 세수한 소년의 얼굴처럼 해맑은 봄이 팔 벌려 다가오고 있다. 창문 넘어 불어오는 바람에도 무슨 꽃인지 모를 향긋한 꽃내음이 묻어난다. 돌아보면 형형색색의 꽃들이 뽐을 내며 보는 이 없어도 제멋에 겨워 춤을 추는 계절의 여왕 오월이다.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이 때,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경기도 안성시에서 제61회 도민체전이 펼쳐진다. 체전과 함께 이 봄과 함께 둘러보면 좋을 안성 8경을 소개한다.

▲금광호수    ⓒ경인신문
금광호수_ 가족, 연인과 함께 추억 만들기
안성은 호반의 도시라 할 정도로 호수들이 많다. 그 중 금광호수는 빼어난 경관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요즘처럼 봄 햇살이 자연에 뚜렷한 명암을 만들어 선명한 색을 입히고, 새벽 물안개가 올라오는 무렵이면 그 경치가 절정을 이룬다. 울긋불긋 아름다운 호수변을 끼고 진천으로 향하는 드라이브 코스는 번잡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다. 호숫가 어디에나 차를 멈추고 바라보면 은빛 물결 반짝이는 호수가 평온을 선물한다. 가는 길 곳곳이 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봄꽃이 만발해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호수를 드라이브하다가 작은 집에 들른 것 같은 예쁘고 독특한 카페들이 많아 연인, 친구와 담소를 나누며 간만의 여유를 즐기기 충분하다. 또 소문난 맛집이 많아 가족과 함께 얼큰한 매운탕을 맛보며 전원적인 분위기 속에서 쌓인 피로를 털어 버리기에 손색이 없다.
금광호수는 V자 형태의 호수로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 맑고 깨끗하다. 그래서 경기 남부권 최고의 낚시터로도 강태공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다. 도로와 인접해 있어 낚시하기도 편리하고 좌대, 연안낚시 모두 잘 잡힌다. 지친 마음을 쉬게 해주는 상쾌한 드라이브 코스에 이색적인 카페와 맛집, 그리고 자연에 묻혀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 금광호수에서 일상을 잊는다.
금광면 금광리, 한국농어촌공사(안성지사) 호수담당 031_673-9771

▲칠장사   ⓒ경인신문
칠장사_ 칠현산이 품은 고즈넉한 사찰
입구에서부터 푸른 노송이 반기는 칠장사. 어사 박문수, 의적 임꺽정, 궁예의 얼이 서려 있는 곳이지만 오랜 역사만큼 화려하거나 웅장한 사찰은 아니다. 하지만 사찰 자체가 단아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대웅전에 벗겨진 단청은 역사를 얘기해 주듯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몇 번의 화재로 중건된 것이지만 담백한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끈다. 대웅전을 지나 산신각으로 오르면 사찰을 품고 있는 칠현산의 단풍이 차분하게 물들어 있고, 기와로 쌓아올린 특이한 담장이 보인다. 기와 담장위에 쌓아놓은 작은 돌들에서 소박한 희망과 소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칠장사에 가면 윤민용 문화관광해설사(토, 일)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외할아버지처럼 자상한 미소를 품고 임꺽정에 등장하는 일곱도적과 병해 스님이야기, 인목대비의 전설과 일화, 사천왕 이야기 등 구수한 입담을 통해 듣는 이야기들은 듣는이의 마음을 어린 시절로 돌려보낸다. 봄의 칠장사는 평화로운 시골 마을을 떠올릴 정도로 정겹고 고요한 모습으로 여행객들을 맞는다. 다른 큰 사찰들처럼 화려하고 웅장한 자태를 감상할 수 없지만 포근한 칠현산에 파묻혀 있는 모습이 찾아온 사람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감싼다.
죽산면 칠장리 764, 031_673-0776

▲비봉산 일몰   ⓒ경인신문
비봉산_ 안성시민의 휴식그늘
비봉산은 해발 227.8 미터로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휴식처와 헬스장, 베드민턴장 등 운동시설과 산책하기 좋은 숲길이 잘 조성되어 있는 안성시민의 휴식공간이다. 정상에는 장수가 앉아 흔적이 남겨졌다는 장수바위가 있고 안성이 한 눈에 담긴다. 그리고 산등성이를 적시는 낙조는 등산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보개면, 산림조성팀 031_678-2563

▲고삼호수   ⓒ경인신문
고삼호수_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의 낙원
고삼호수는 이른 아침 물안개 피어오르는 몽환적인 풍경과 푸른 물 위에 떠 있는 수상좌대, 밤 새워 세월을 낚는 강태공의 모습이 떠오르는 운치 있는 호수다. 씨알 굵은 물고기들이 잘 낚여 낚시터로 유명하며 호반을 따라 연결된 드라이브 코스는 낭만을 더한다. 주변에 장어구이, 매운탕으로 솜씨 좋은 맛집들이 많아 당일 여행지로 즐겨 찾는 곳이다>
고삼면 월향리 102, 한국농어촌공사(안성지사) 호수담당 031_673-9771

▲석남사   ⓒ경인신문
석남사_ 단아한 천년고찰 아래 흐르는 계곡
석남사는 천년고찰로 통일신라 문무왕 20년(680) 고승 석선이 세웠다. 고려 초기 혜거국사가 중창한 사찰이다. 소나무 숲 기슭 아래 푸른 소나무 숲이 조화롭게 어울려 동양적인 정취를 풍긴다. 여름 피서객들로 시끌벅적하던 계곡도 청아한 물소리와 함께 본연의 자태를 드러내며 빼어난 품새를 자랑한다.
금광면 상중리 508, 석남사 031_676-1444

▲미리내 성지    ⓒ경인신문
미리내 성지_ 따뜻한 순교의 땅
미리내 성지로 가는 길은 입구부터 고요보다 더 깊은 고요 속으로 들어선다. 구불구불 전형적인 시골길을 따라 미리내성지에 도착하면 각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조각상들이 길을 안내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 김대건의 묘가 안치되어 있는 이곳은 천주교 103위의 성인 시성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웅장한 성당이 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고요함과 숭고함에 깊은 사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양성면 미산리 141, 미리내성지 031_674-1256~7 www.mirinai.or.kr

▲죽주산성   ⓒ경인신문
죽주산성_ 역사를 음미하며 걷는 산성둘레길
죽주산성은 고려시대에 몽고군이 여러 차례 이곳을 공격했고 임진왜란 병자호란 때도 적을 맞아 싸웠던 격전지로 조상들의 호국정신이 깃든 역사의 현장이다. 성안은 사방이 나무로 둘러쳐진 오목한 산세가 비바람을 막아준다. 세월을 말해주는 이끼 낀 성곽을 따라 둘레길을 걷다보면 안성은 물론 이천·장호원이 시원스레 시야에 들어온다.
죽산면 매산리 산 106 문화재팀 031_678-2503

▲서운산 정상   ⓒ경인신문
서운산_ 여유롭고 풍성한 산행
산세가 부드럽고 아담한 서운산(547미터)은 수도권과 당일 산행지로 손색이 없다. 청룡호수와 마둔호수 등 그림 같은 호수의 조망이 아름답고 산자락에 천년고찰 석남사와 청룡사가 있어 풍류를 즐길 수 있다. 좋은 산길과 아름다운 숲, 호젓한 산사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트레킹을 좋아한다면 안성시에서 새롭게 길을 마련한 서운산 둘레길을 한번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서운면 북산리 산 2, 산림조성팀 031_678-256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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